사담

봄의 초입

팡팡찌닝 2021. 2. 5. 22:52

 입춘을 전후로 확연히 봄기운이 느껴진다. 짧아졌던 해도 어느새 5시 반까지는 환하게 비추고, 6시에는 어슴푸레하게 퇴근길을 비춘다. 사실 6시 정시 퇴근은 어렵지만 창밖으로 시시각각 변해가는 햇빛이 기분을 설레게 만든다. 비록 코로나로 모임도 적어지고(사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이전에도 나는 사적인 약속이 없긴 했지만) '봄'이라는 계절은 언제나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봄' 이라는 단어에 설렘이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낮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 본다. 여기서 낮이란 시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해가 떠있는 시간 전체를 통칭한 것이다. 어느덧 햇수로 직장인 5년 차에 접어들었다.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낮'이란 나에게는 없는 시간이다. 물론 추가적인 업무를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밤' 역시 온전히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나의 인생에서, 경제적 활동이 불가한 나이가 될 때까지 '낮'이란 나의 생명 연장을 위해서 내가 아닌 나로 존재하며 사회인이라는 가면, 어른이라는 가면을 쓴 채 소비해야 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봄이 좋다. 낮의 시간이 긴 것은 여름이지만 봄이 더 좋은 이유는, 글쎄. 무엇이든 '시작'을 좋아하는 내가 계절의 '시작'인 봄을 좋아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이유가 아닐까?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조금 차가운 느낌이었지만, 코안으로 싱그러운 봄바람이 들어오는 듯 했다. 비록 올해 역시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회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